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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 1월호 조이나 결연아동

시린 바람에 볼은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고은 손으로 자전거 핸들을 꼭 잡고 더 힘껏 페달을 밟는다. 도대체 어디를 가기에 저렇게도 신이 난 걸까?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이 학원으로 흩어질 시간, 이나가 달려간 곳은 월드비전 고양가정개발센터의 방과후교실 ‘꿈이 있는 숲’. 그곳에서 이나는 동화책도 읽고, 컴퓨터도 하고,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를 배운다.

작년 3월, 월드비전의 결연아동이 된 조이나(가명)양. 몸을 비비 꼬며 수줍게 첫인사를 건넨 지 얼마 안 돼 금세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영락없는 여덟 살짜리 꼬마 아가씨다. 작은 가슴에 남모르는 아픔과 상처가 모서리 뾰족한 별처럼 박혀 있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씩씩하지만, 처음 월드비전을 만났을 때만 해도 이나는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했다. 아빠엄마의 빈자리가 메우지 못할 샘처럼 깊은 탓이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이나가 한참 동안 스케치북을 앞에 놓고 고민한 적이 있다. 그날 그리기 주제는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이나의 아버지는 네팔 사람으로 이나가 두 살 때 집을 나갔고, 정신을 놓아 버린 엄마 역시 그 뒤에 집을 나갔다. 그래서 이나는 일흔을 넘기신 할아버지와 허리를 심하게 다쳐 매일 병원에 다니시는 할머니 손에 자랐다. 가족 체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이나는 자신에게 잘해 주는 여자를 무조건 ‘엄마’라고 불렀다. 그러니 친구들이 아빠엄마 얼굴을 그릴 때 누구를 그려야 할지 몰라 크레파스만 만지작거렸던 것이다. 이제 이나는 자신의 가장 큰 버팀목이 누구인지 알지만 여전히 엄마가 그립다. 몇 년에 한 번꼴로 집에 들르는 엄마를 기다리는 이나를 볼 때면 할아버지, 할머니는 가슴을 쓸어내린다.

정부보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나를 키우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너무 힘들어 이나를 입양 보낼 생각도 했고,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힘든 상황 속에서도 살아 보겠다는 의지를 안겨 준 것 역시 이나였다. “우리가 죽고 나면 저 어린것이 혼자 세상을 어떻게 살까 걱정이에요. 그것만 생각하면… 그럴수록 지금 이나에게 이 할미 할애비가 더 힘을 줘야죠.”

할아버지, 할머니의 아낌없는 사랑으로 밝고 예쁘게 자란 이나. 하지만 가여운 맘에 모든 것을 허용하다 보니 이나의 사회성은 크게 떨어져 있었다. 이나는 작년 봄까지 초코우유를 먹어야만 잠을 잤고, 갖고 싶은 것을 사기 위해 매일 용돈을 받아 썼다. 그러다 보니 쪼들리는 생활은 더 힘들 수밖에 없었다. 월드비전은 가정상담서비스를 통해 이런 이나의 습관을 발견하고 아이에게 좀 더 엄격한 태도를 가져 주실 것을 할아버지, 할머니께 당부했다. 그 뒤 이나는 용돈을 달라고 조르는 횟수가 줄었고, 돈을 쓸 때마다 꼬박꼬박 용돈기입장을 쓰는 등 생활 태도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피아노가 배우고 싶어 동네 피아노 학원을 직접 돌아다니며 학원비를 알아 왔다는 이나에게 학원비 4만 원을 주지 못해 가슴을 졸였던 할아버지, 할머니.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꿈도 많은 이나가 자랄수록 걱정의 무게도 그만큼 늘어 간다. 하지만 월드비전 덕분에 마음의 짐을 조금 덜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에 어쩔 줄 모르신다. “이나가 월드비전을 만나 선생님들의 따뜻한 보살핌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할 뿐입니다. 매달 후원금을 주시는 분들에게 어떻게 고마움을 전해야 할지….”

이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사람 간의 따뜻한 정이었다. 월드비전을 통해 이나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자신을 향해 마음을 여는 사람의 손을 꼭 잡고 놓을 줄 모르는 아이. 누구보다 헤어지는 순간이 싫지만 결국엔 배꼽인사를 하며 밝은 미소를 보여 줄 만큼 이별에 익숙한 아이. 그런 이나에게 후원자들은 월드비전을 통해 매달 희망을 선물한다. 작은 정성이지만 그것이 이나의 가슴에 박힌 슬픔의 별들을 반짝반짝 희망의 별들로 바꿀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이나와 같은 아이들의 가슴 속 별들에게 영롱한 빛을 찾아 주는 일, 사랑의 힘을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글·사진 장민형 기자